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기념 앨범 '라 프리마돈나'를 발표했고, 국내 팬들을 만나기 위한 순회공연도 앞두고 있는데요.
조수미 씨는 1986년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여주인공 질다 역으로 데뷔했습니다.
당시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동양인이 주역을 맡은 건 역사상 처음 있는, 기적 같은 일이었는데요.
동양인 스타 성악가가 전무하던 시절, 뉴욕·밀라노·파리·런던 등 최고의 극장을 주역으로 누비며 숱한 '동양인 최초' 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20세기 '지휘 황제' 폰 카라얀은 신인 시절의 조수미 씨를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극찬하며 날개를 달아준 사람입니다.
그는 조수미 씨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음역대가 높아 목을 혹사시키는 '밤의 여왕'을 많이 부르지 말라는 말도, 가끔은 음악을 놓고 쉬는 방법을 배우라는 말도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카라얀이 타계한 다음 날, 무대에 오른 조수미 씨는 전날까지도 함께 연습하며 다정하게 이야기했던 그가 생각나 눈물을 참으며 노래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사는 재미가 없다고 느낄 정도로 30년이 넘는 세월을 하루하루 노래와 음악만을 위해 살아왔다는 조수미 씨.
음악에만 헌신하며 수도승같은 삶을 살다 보니 결혼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결혼에 대해서는 하산한 지 오래"라며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사람들이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조수미 씨는 SNS 활동에 푹 빠져있습니다.
친구를 만들 시간이 없다 보니, SNS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일상을 구경하고 소통하기도 하는데요.
평소에는 요리하는 것과 정원 가꾸는 것을 즐기고, 강아지 세 마리와 놀아주는 것도 주요 일과 중 하나입니다.
조수미 씨는 10년, 20년 뒤에도 지금처럼 잘 관리해서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고 하는데요.
인고의 노력으로 닦아 온 데뷔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의 활동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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